치아 흡수성 병변에 대하여
치아 흡수성 병변은 많은 고양이들이 겪는 자가 면역성 질환 중 하나입니다. Feline Odontoclastic Resorption Lesion의 약자를 따서 폴(FORL)이라고도 부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고양이 파치세포 흡수성 병변'입니다. 파치세포는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과정에서 유치 흡수 역할을 하는 세포인데, 이 파치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바람에 영구치까지 흡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고양이가 앓는 매우 독특한 질병입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잇몸 라인부터 시작해서 치아의 뿌리가 녹으므로 사람 이빨이 아플 때처럼 통증이 있습니다. 고양이는 어느 정도 통증이 있어도 겉으로 잘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약한 통증이 있을 때는 발병 사실을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흡수가 많이 진행되고 통증이 심해지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밥을 잘 먹지 못해서 식욕이 떨어지거나 체중이 감소할 수 있으며, 건식 사료와 습식 사료를 함께 급여해왔다면 단단한 건식 사료보다는 부드러운 습식 사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증상이 있습니다. 치아를 감싸고 있는 잇몸 라인이 빨갛게 붓거나 입, 턱에 붓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흡수가 많이 진행되면 치아가 녹아서 파인 모습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뿌리 부분이 녹아서 약해지게 되므로 아주 작은 충격만으로도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발병을 막을 수 있을까?
성묘의 2/3 이상이 치아 흡수성 병변을 앓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발병 시점과 심각한 정도는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굉장히 많은 고양이가 앓는 질병이죠. 그러니 반려묘를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이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지 궁금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발병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치주질환으로 인한 감염이나 염증, 비타민D가 부족한 식단, 제거되지 않은 치석 등 몇가지 가설이 있을 뿐입니다.
고양이의 통증을 예방하고 발병을 조기에 알아낼 가장 좋은 방법은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진단을 통한다면 치아에 이상이 있을 경우 비교적 빨리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치료할까?
가장 최선의 치료 방법은 녹기 시작한 치아를 제거하는 발치 수술입니다. 이때 치아가 빠지거나 부러졌다고 해서 그냥 두면 안됩니다. 반드시 수술을 통해 안쪽에 남은 치아 뿌리까지 전부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치아 하나에 증상이 나타났다면 다른 치아에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전체 치아의 상태를 진단하고, 한 번에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가 없어도 괜찮나?
사람은 이빨을 뽑으면 임플란트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을 씹어먹지 못하면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육식동물인 고양이의 이빨은 음식을 씹는 것보다 고기를 뜯어내는 데 더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큰 건식 사료 덩어리를 평소 잘 씹어먹던 고양이라면, 소화하기 편하도록 작은 알갱이로 나누어주거나 알갱이가 작은 사료로 바꾸는 것도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고양이 탐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까? 고양이의 눈에 대하여 (0) | 2023.02.01 |
---|---|
무서운 고양이 감기! 허피스 바이러스를 조심하세요 (0) | 2023.01.31 |
자꾸만 가구를 긁는 고양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 (0) | 2023.01.27 |
우리 고양이의 적정한 사료 섭취량은 얼마일까? (0) | 2023.01.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