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처방받아 며칠간 먹고 남은 약, 잠깐 머리가 아파서 사두었지만 그 뒤로 먹을 일이 없었던 약, 응급용으로 사두었지만 방치한 약 등, 약장에 오래된 약 하나쯤 있을 텐데요. 약에도 소비 기한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은 일반 식품처럼 약병 또는 박스 패키지에 사용기한이 기재되어 있고, 처방받아 구입하는 전문의약품은 보통 1년 안에 복용을 권장합니다. 그런데 식품이 상하는 것처럼 약도 상하는 걸까요? 사용기한은 꼭 지켜야 하는 걸까요?
의약품 사용기한의 의미
사용기한이란 해당 날짜 이후에는 해당 약을 복용해서는 안되는 기한을 말합니다. 지정된 사용기한이 지난 약은 그 안에 포함된 일부 성분이 분해되거나 변질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약효를 현저히 떨어지게 만들거나, 오히려 인체에 유해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정말 사용해서는 안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며, 기한이 만료된 의약품의 성분이 여전히 오랜 시간 동안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 또한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약 성분의 종류 및 약의 제형, 포장 및 유통 방법, 보관 및 취급 방식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전문가가 아니라면 약의 성분이 아직 유효한지에 대하여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실제로 어떤 유의미한 변질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제조업체에서는 의약품이 변질될 것이라 예상되는 시점보다 짧게 사용기한을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비자의 안전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의약품 제조업체는 명시된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안전을 고려한다면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은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약의 종류에 따라서는 사용기한뿐만 아니라 폐기에 대한 지침이 있을 수 있으니, 안내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용기한 지난 약, 쓰레기통에 버리시면 안됩니다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버리기로 했다면 올바른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일반쓰레기에 섞여 함께 매립되거나 하수구 등을 통하여 페수로 흘러갈 경우, 약에 포함된 항생물질 등의 성분이 다른 경로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또는 토양에 흡수되고 지하수로 흘러들어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수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의약품을 폐기하려면 우선 포장지에서 약을 모두 분리하여 약만 봉투에 따로 모읍니다. 이렇게 모은 약을 수거처에 가져가거나 수거함에 넣으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폐의약품의 처리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방법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지역 보건소나 근처 약국에서 수거합니다. 만약 수거하지 않는다 해도 수거처를 안내받을 수 있으니, 의약품을 버리기 전에 꼭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한편 서울시에서는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하고 '폐의약품 집중 수거의 날'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등 폐의약품의 안전한 수거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더 나아가, 폐의약품은 물론 폐마약류로까지 확대하여 한시적으로 시행하였고요. 아직은 인식이 완전히 자리잡지 못하여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앞으로 제도적으로 많은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수거된 폐의약품은 지정된 장소에서 소각 처리됩니다.
의약품 안전하게 오래 보관하는 법
뜯지도 않은 약이 아까운 마음에 사용기한을 넘어 복용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이러한 의약품을 올바르게 보관하여 더 오랜 시간 동안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알약은 구입한 그대로, 박스 또는 병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에 담긴 알약은 직사광선을 피해 동봉된 방습제와 함께 관하시고, 박스에 담긴 알약은 박스에 넣어두었다가 복용 전에 하나씩 꺼내 복용하면 됩니다.
- 가루약은 습기에 약하므로 건조한 상온 환경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복용 전에 가루의 상태를 확인하고, 상태가 변한 것처럼 보인다면 복용을 삼갑니다.
- 안약은 실온에 보관하고, 다른 용기에 덜거나 열어둔 상태로 두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모든 약은 반드시 각각 권장된 보관 방법과 기한을 지키도록 합니다. 특히 일회용 제품은 사용하고 남더라도 즉시 폐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 용기에 든 약을 사용할 때는 직접 신체에 닿지 않도록 합니다. 필요한 만큼만 위생적으로 덜어서 사용합니다.
'건강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세먼지란 무엇일까? 발생 원인과 대비법 (0) | 2022.12.15 |
---|---|
하품을 하는 이유, 하품에 정말 전염성이 있을까? (0) | 2022.12.13 |
열심히 섭취한 프로바이오틱스가 효과 없던 이유 (0) | 2022.12.11 |
건강기능식품 영양제 정말 필요할까 (0) | 2022.12.10 |
근육 성장의 역학 (0) | 2022.1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