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나 매운 닭발처럼 매콤한 음식을 먹고 있자면 돌연 눈물과 콧물이 날 때가 있습니다. 동시에 입안이 따끔거리고 화끈한 느낌도 듭니다.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은 고추와 같은 식물들이 포식자 야생동물에게 먹히지 않기 위하여 스스로 만들어낸 방어용 성분입니다. 더불어 곰팡이나 박테리아 감염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인들은 캡사이신을 일부러 뿌려 먹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 캡사이신 성분은 입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가면, 폐를 비롯하여 여러 인체 부위를 보호하는 점막을 자극합니다. 그중에서도 코의 점막을 자극하면, 코는 인체를 자극적인 외부 성분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하여 콧물을 생성합니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콧물이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흐르는 콧물의 양이 과도하게 많거나 같은 현상이 잦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신이 이런 경우라면, 자신이 '혈관운동성 비염'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혈관운동성 비염이란?
혈관운동성 비염은 미각성 비염, 또는 특발성 비염이라고도 불립니다. 비염이라고 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비염은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비알레르기성 비염에는 혈관운동성 비염, 약물비염, 미각비염 등 여러 종류가 있죠.
혈관운동성 비염이 알레르기성 비염과 구분되는 점은, 가려움이나 재채기 같은 반응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혈관운동성 비염의 주된 증상은 콧물입니다. 하지만 알레르기성과 비알레르기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합형도 흔하기 때문에 증상만 가지고는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혈관운동성 비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노년층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노화가 일어나면서 외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콧속이 좁거나 코뼈가 휜 사람에게서도 많이 나타나며, 알코올을 섭취하면 악화된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혈관운동성 비염 증상, 개선 방법이 있을까?
식사가 끝나면 자연스레 증상도 사라지기 때문에 굳이 치료나 개선이 필요할까,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하거나 중요한 자리에서 식사를 할 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일상생활에도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단 가장 쉬운 방법은 자극적인 음식을 최대한 피하는 것입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개선하는 법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피하는 것인 것처럼, 코를 자극하여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음식을 마음대로 피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자극적인 음식을 먹더라도 충분히 식혀서 천천히 섭취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다소 심한 편이라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항콜린제의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식사 전 코 안쪽에 항콜린제 스프레이를 분무하여 콧물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잠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약품이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지 않거나 잘못된 제품을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반드시 처방을 받아서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증상이 많이 심각하다면 수술을 통해서도 콧물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짧게 나타난다고 하여 방치하면 천식이나 만성 비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니, 정확한 진단을 받아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매운 것 먹었을 때 땀이 난다면? 미각 다한증 의심
한편 매운 음식을 먹거나, 보거나, 심지어 생각하는 것만으로 땀이 과도하게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몸은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뜨거운 음식과 똑같이 판단하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대사가 촉진되어 혈액순환이 빨라지고 땀이 나는 것은 당연한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과도하다고 느껴진다면 '미각 다한증'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각 다한증 또한 혈관운동성 비염처럼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서 잘 나타납니다. 자극적인 성분이 들어오면 그 신호가 뇌로 전달되고, 몸이 이를 일종의 비상사태로 인식하여 교감신경이 흥분하기 때문에 땀이 나는 등 여러 반응이 나타나는데요. 교감신경이 예민하면 다른 사람보다 더 과도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각 다한증 역시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함으로써 가장 쉽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또는 약물을 얼굴 부위에 도포하여 일시적이나마 땀 분비를 억제하거나, 증상이 심각한 경우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을 받아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뿐더러. 부작용으로 신체 다른 부위에서 대신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으니, 수술은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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